Yi Wan Gyo
 

우리나라 작가들의 사진에서도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다. 
특히 스푸마토(Sfumato) 기법을 통해 동양적이고 선(禪)적으로 거리의 미학을 드러내는 
사진들이 있다.

이완교의 <피안(Nirvana)>(1994~1996)이다. 
스푸마토 기법이란 다빈치에 의해서 활성화된 대기원근법이다. 
스푸마토란 이탈리아어로 연기, 안개, 희미한 증기를 뜻한다. 스푸마토 기법은 연기, 안개, 
증기에 의해 거리감이 압축되거나 경계가 모호해진 원근법을 지칭하는 선 원근법의 
반대되는 개념이다.

이완교의 <피안>은 안개로부터 동양적 거리감을 보여준다. 
사진을 보면, 안개로부터 나무와 나무 사이, 나무와 솟대 사이, 나무와 가람 사이, 
그리고 관객의 오감 사이를 스며들면서 가까우면서도 먼 듯한, 또 아득히 먼 곳인데도 
가까운 듯한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. 사진에서 거리 미학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 
이완교의 <피안>에서 알 수 있다.